드디어 공개된 '더 글로리' 파트 2
김은숙 작가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파트 2가 2023년 3월 10일에 공개되었다. 이는 파트 1 공개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더 글로리 파트 2는 공개 이후 넷플릭스 TOP 10에 진입해 수일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파트 1에서 주인공 문동은(송혜교)의 복수를 위한 과정만 보여주고 실질적인 복수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았는데, 이 때문인지 많은 시청자들은 파트 2만을 나오기를 기다렸다. 동은의 복수가 어떻게 완성이 될지, 사이다 결말을 보여줄지를 궁금해하며 약 2달간의 시간 동안 시청자들이 애타게 기다린 것이 '더 글로리' 파트 2가 단숨에 넷플릭스 TOP10로 올라갈 수 있는 이유가 되지 않았나 싶다.
깔끔한 결말
최근 종영한 '재벌집 막내아들', '일타 스캔들'이 큰 인기를 끌다가 마지막 엔딩에서 똥을 주는 바람에 '더 글로리' 시즌도 결말에서 뒤통수를 맞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게다가 김은숙 작가는 전작 '파리의 연인'에서 '모든 것은 꿈이었다.'라는 역대급 엔딩을 선사한 전적이 있기 때문에 이런 우려가 있는 것도 납득이 갈만 하다.
'더 글로리 파트 2'에서 결국 문동은은 18년을 준비한 치밀한 계획 끝에, 자기 손에는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가해자 5명에 대한 복수를 완성한다. 이 과정에서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가해자 5인방의 관계가 흥미롭다. 이들은 결국엔 자기들끼리 서로를 공격하여 무너지게 만든다. 특히 동은은 이 5인방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어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최혜정과 손명오에게 접근해 분열을 일으키게 만든다. 이 복수극의 시작이자 5인방의 핵심인 연진은 동은의 예고대로 자신 옆에 '그 누구도 옆에 남지 않는' 고통을 겪게 하는데, 이 과정이 설득력 있게 짜였으며 모든 악인들이 죗값을 치르는 과정에서 큰 무리수 없이 주제를 벗어나지 않으려고 한 것이 보였다. 또한 이런 권선징악의 결말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 의식을 더욱 강화시켰다. 이 드라마가 다루고 있는 것이 학교 폭력이라는 용서할 수 없는 악에 대한 단죄일 것인데, 어쨌든 극 중 악인들이 다 죗값을 치르고, 동은이 행복해진 결말이 주제 의식과 잘 연결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아쉬운 완성도
'더 글로리 파트 2'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와 반응이 있긴 했지만, 드라마 속 일부 장면들의 개연성이나 전개가 아쉽다는 평도 많이 있다. 특히 파트 1에서도 제기되었던 주인공 문동은의 복수극과 주여정의 로맨스가 따로 논다는 비판이 있는데, 주여정은 문동은에게 있어 '남자친구와 조력자'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다. '조력자'로서 주여정은 '문동은'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지만, '남자친구'로서의 주여정은 문동은의 복수와 상관없이 시종일관 달달한 로맨스만 지향하여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갑자기 분위기 로맨스'라는 반응을 자아내게 만든다. 이는 작품의 분위기를 해치는 불필요한 캐릭터 설정이다.
또한 주여정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료 지식, 재력, 사회적 위치 등을 활용해 해결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주여정의 능력이 없었으면 문동은의 복수가 가능했을까?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 이것은 동은이 여정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즉 남자를 잘 만나서 복수에 성공했다고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파트 1에서의 전개처럼 문동은이 직접 나서 정보전, 심리전을 펼쳐 가면서 악인들을 상대하는 장면들이 더 많이 나왔다면 좋지 않았을까.
이 밖에도 복수 대상자인 가해자 5인방이 동은에게 당하면서도 힘을 합쳐 동은을 처리할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모습과 파트 2에서 무언가 키를 가지고 있을 것처럼 보인 김경란(안소요), 홍영애(윤다경)의 조력자 무당, 문동은의 집주인 할머니, 뭔가 찜찜한 모습에 빌런이 되지 않을까 했던 추 선생(허동원) 등 조연 인물들이 그저 동은의 복수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지 않았나 하는 비판도 있다.
완벽한 드라마를 만드는 일이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김은숙 작가의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 본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는 그래도 완벽한 결말에 '가까운' 결말을 잘 만든 것 같다. 복수극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의 완성도는 아주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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