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과 송혜교의 만남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스타 작가 김은숙과 톱스타 배우 송혜교가 2016년 '태양의 후예' 이후로 약 6개월 8개월 만에 재회하게 된 작품으로 시작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송혜교는 '더 글로리'로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처음으로 출연하게 된다. 연출은 '비밀의 숲', '해피니스', '왓쳐'를 연출한 안길호 감독이 맡았다. 김은숙 작가의 첫 장르물 도전이며 송혜교의 복수극으로 주목을 받은 '더 글로리'는 파트를 나누어 2022년 12월 30일 시즌 1을 공개하였다.
'더 글로리'는 학창 시절 동급생 무리로부터 끔찍한 학교폭력을 당한 문동은(송혜교 역)이 그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하며 그 과정에서 복수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문동은이 왜 복수극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동급생 무리, 즉 가해자인 박연진(임지연 역), 전재준(박성훈 역), 이사라(김히어라 역), 최혜정(차주영 역), 손명오(김건우 역)를 향해서 어떻게 복수의 칼날을 겨누는지 차분하게 보여준다.
등장인물 소개
문동은(송혜교 역):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가난하여 가진 게 없었고 모진 학교 폭력을 당한다. 웃음을 잃었고 영혼은 가루처럼 부서졌다. 죽으려고도 했다. 하지만 동은은 깨달았다. 왜 나만 죽어야 할까? 그리고 그들을 용서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주여정(이도현 역): 온실 속 화초 같은 사람. 항상 웃으며 밝은 기운을 준다. 하지만 그에게도 아픔이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살인자도 환자라고 그를 수술하던 와중에 그 살인자에게 죽임을 당한다. 여정은 그 이후로의 삶을 버텨내고 있다. 그리고 동은을 만나 그녀의 몸에 난 흉을 보고 결심한다. 동은을 위해 칼춤 추는 망나니가 되기로.
박연진(임지연 역): 고등학교 시절 동은에게 학교폭력을 가해한 주동자이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남 부러울 것 없는 인물이다. 그늘 한 점 없이 완벽해 보이는 일생을 살아왔지만,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목을 조여 오는 과거의 그늘로부터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맞선다.
전재준(박성훈 역): 박연진과 함께 문동은의 삶을 파괴한 인물이다. 부모님이 대형 골프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성인이 되어 리조트를 물려받아 대표가 된다. 자신의 재력을 믿고 안하무인으로 사는 인물이며 적록 색약을 가지고 있어 이에 대한 콤플렉스가 상당하다.
하도영(정성일 역): 박연진의 남편이자 '재평건설' 대표이다. 바둑판의 흑과 백처럼 선명한 삶을 살던 그에게 흐릿한 여자 동은이 들어온다. 오랜 시간 동안 설계된 동은의 덫에 걸려 가정의 평화를 위협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된다.
강현남(염혜란): 또 다른 폭력, 가정폭력의 피해자. 자신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이 틀린 것임을 깨달은 그녀는 동은에게 공모를 제안하며 그녀의 조력자가 된다.
더 글로리 시즌1 리뷰
그동안 로맨스 장르에서 주로 활약했던 김은숙 작가와 송혜교의 도전과 변신이 흥미로운 작품이다. 첫 복수극인 만큼 이전 작품들과 분위기 자체가 다른데, 그럼에도 대사에 김은숙 작가 특유의 맛이 살아있다. 무엇보다 송혜교가 확실히 이전 작품에서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마냥 예쁘기만 했던 배우는 문동은 그 자체가 되었다. 송혜교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훌륭했는데, 특히 박연진 역의 임지연 배우는 '더 글로리' 공개 이후 악역 연기에 대한 극찬이 계속 쏟아지는 중이다. 이때까지 사실 연기에 많은 부족함이 보였는데 이번 작품으로 연기자로서의 자질을 확실히 증명한 것 같다.
'더 글로리'에서의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굳이 주여정이라는 인물을 만들어 러브라인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윤소희라는 공통분모로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굳이 주병원, 주여정과의 연결고리가 필요했나 싶다. 나로서는 그 스토리에 대한 개연성이 느껴지지 않았다. 배우 이도현과 송혜교의 케미도 느껴지지 않아 더 아쉬웠다.
아쉬운 점과 별개로 '더 글로리'가 학교폭력에 경종을 울린 것에 대해선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 실제로 이 작품이 공개된 이후 태국에서는 학교폭력 미투가 일어났다고 한다. 김은숙 작가는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것을 사명처럼 이해시켜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실제로 작품 속 동은과 혜정의 대화 속에서 이런 작가의 의도가 드러난다. 이 작품을 통해 학교폭력 가해자들은 더 부끄러워하며, '잘못 없는' 피해자들이 더 당당하게 나올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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